소망확인

금리 우대를 받아 이자를 덜 내고 싶다 - 계획과 결과

산도야지 2019. 2. 10. 21:56

계획

대출 이자를 줄이고 싶었다. 은행에 가서 조회해보니 우대를 받으면 만기일 전까지 400 중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은행에서 제시한 방법은 다음의 세 가지.

1. 신용카드 3개월 총 50만원

2. 청약통장

3. 급여 이체라고 입금 내역을 남긴다.

"어 쉽잖아? 체크로 쓰던 것을 신용카드로 옮기면 되는 거 아냐?"

결과

신용카드

신용카드 개설 후 3개월 총 149 만원을 소비했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1. 체크로 쓰는 돈은 줄지 않았다.

2. 달마다 신용카드 쓰는 돈이 점점 늘어났다.

내 잔고에 있는 돈은 똑같이 쓰면서, 신용카드로 은행에 지는 빚은 늘어난 상황.

은행의 권유는 내 소망을 충족시켜 주는 듯 했으나, 숨겨진 비용을 증가시켜 어이없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만기가 20년인가 남았고, 20년에 450정도 이자를 덜 낼 수 있다고 해서 신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3달만에 149만원을 카드로 소비했다. 이대로 25년을 신용카드를 쓰면 1억 4천 900만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니 은행이 무조건 이기고 내 소망은 무조건 좌절된다.

게다가 신카에서 벗어나려면 *두 달치 빚을 갚아야 하니, 신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주 어렵다. 족쇄가 깊고 무거울 수록 차고 싶지 않다.

* 신카와 같이 한 달마다 만기일이 돌아오는 빚은 두 달 치 빚을 지출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채무관계를 없애기 위해서는 전달에 쓴 돈과 지금까지 써서 다음 달에 나올 돈 두 달치 만큼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약통장

청약 통장도 두 개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은행이 내 돈을 가져가 묶어두어서, 자신들의 여신 사업에 동원할 수 있는 시드머니를 확보하도록 도와줬다. 은행이 이겼다.

급여 입금 시 '급여' 나 'PAY' 넣기

불편했다. 은행은 이미 급여 코드로 돈이 들어온 줄 알고 있는데, 구지 입금내역에 급여라고 찍혀야 한다니.

담당자에게 미리 말을 해 놓았는데 한 번 빼먹었다. 나만 따로 해달라니까 나도 미안하고 그쪽도 빠뜨려서 미안하다 말은 하겠지만, 일처리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예외로 빼달라는 사람이 그닥 좋아 보이진 않을 거 같다.

이것도 내게 심리적인 불편감을 안겨준다. 아직 은행에 지지는 않았지만, 지면서 시작하는 싸움이다. 은행이 이겼다고 봐야 한다.

정리

오늘까지, 저번 달과 이번 달 쓴 신용카드 대금을 모두 정리한다. 그리고 신용카드는 후불제 교통카드로만 남겨둔다. 후불제 교통카드 까지는 부채를 만들더라도 내가 감당할 만한 액수의 금액이고, 그 편리함이 더 크다.

신용카드의 이용 용도대로 잘 썼다. 미래의 지출을 현재로 당겨와서 사용하는 용도. 가용금액이 없을 때 먼저 지불하고 천천히 할부로 갚는 용도.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 내 능력 부족이나 기타 등등 '죄'를 묻지 않을 거다.

신용카드에 체크카드를 기대했던 나. 의지만 있으면 신용카드를 사용해도 지출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나. 그 둘은 이제 죽어도 된다. 살아보니까 아니었다.

청약통장도 해지하지 않을 거다. 해지하려고 하는 게 매우 귀찮다. 하지만, 돌아간다면 청약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이득이 없다. 나는 계좌를 목적별로 분류하고, 목적에 부합하는 돈이 모이거나 목적을 달성하면 다른 목적으로 바꿔 사용하는데, 입출금이 자유롭지 않은 통장은 내 이용 패턴에 부합하지 않는다.

급여 내역, 이건 대출 때문에 하려는 이유도 있는데 이것은 유지하기로 한다. 새로 일을 구할 때마다 담당자에게 계속 요청을 해서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내 필요가 더 큰 일이다.

은행은 수많은 고객의 '경향'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은행이 어떤 권유를 할 때는, 고객의 '경향'이 자신에게 돈을 가져다 줄 때다.

내가 어떤 특별한 '철인'이 아닌 이상, '경향성' 싸움에서 이길 순 없다. 그리고 이기고 지는 싸움판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냥 내 필요가 없는 일을 안 하고 싶을 뿐이다.

금리 우대는 포기하고 지금처럼 체크카드 위주, 목적별 통장을 만들어서 목돈을 모아 소비하는 패턴을 지키기로 한다.

추가

결제 일이 매월 20일이고 9일 뒤인 2.20일에 결제 예정금액은 90만원이다. 그런데 이번달 청구액 선결제를 눌렀더니, 이번달 2.20일 것을 미리 내는 것이 아니고, 전 달 1.20 일에 내야하는 돈만 낼 수 있었다.

예정 금액을 갚으려면, 건별선결제-금액별 선결제를 통해서 갚을 수 있었음.

예정 금액 전체가 아닌 특정 결제 건만 갚으려면, 걸별선결제-이용건별선결제를 통해서 갚을 수 있다.

신기하네. 통으로가 아닌, 원하는 건만 결제할 수 있다는 거.

두달치 금액을 갚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