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조잘조잘

첫 코인 투자 손실 일지 - 크론

산도야지 2019. 6. 12. 00:39

발단

도입

2018년 비트코인이 핫할 때 들어가지 않았다. 복권도 잘 안 사는 마당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코인은 왜 들어갈까 싶어서다.

발단

그러다 11월에 비트코인 관련 업계에 들어가게 됐다. 이때도 비트코인이 떨어지고 있었다.

기존 직원들은 거의 코인 손해봤고, 심지어 1/10 된 사람도 여럿 있었다.

일이 너무 많았고 19년 1,2월은 몸무게가 거의 10키로 찔 정도로 몸이 망가지고 있어서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전개

전개

그런데, 3월 쯤 비트코인이 이상한 냄새가 났다. 코인이 저항을 뚫고 꿈틀거렸다.

이 때쯤 일이 줄어들고, 알트 코인이 상장 하자마자 100배 뛰는 것을 연거푸 거듭 거듭 보면서 코인에 들어갈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코인으로 잃은 사람들이 다들 말리더라. 하도 잃은 사람들만 주변에서 이야기 하니 망설여 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팡! 코인이 솟아 올랐다.

엇? 들어가야 하나? 들어갈까? 심한 내적 갈등을 했다.

그리고 부랴 부랴 코인 거래소 가입 신청을 했다.

그런데, 신분증 문제로 몇 번씩 신청 반려되며 시간이 지연되고, 회사가 망하냐 마느냐 이야기가 나오면서 투자보다는 월급을 비축해서 퇴사를 대비할 필요가 생겼다.

그리고 5월 중반에 회사 문제는 안정화가 되었지만, 비트코인이 무섭게 치고 올라가며 떨어질 거라는 불안 기사들이 나왔다. 천만원 돌파하면 더 올라가고 못 돌파하면 떨어진다.

나는 중단기로 투자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천 돌파를 지켜보고 있었다.

위기

엇, 드디어 천이 넘었다. 이전에 가입이 반려된 코인 거래소에 다시 신청을 했다. 신분증 사진이 흐리다며 반려를 몇 번 먹고 또 몇 일 걸렸다.

그 와중에 비트 코인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 천만원은 넘은 상태였지만 거래량이 너무 없었다. 초조했다.

가입 완료한 날 바로 구매하려고 코인 차트를 보았다. 다른 코인을 보니 이격도가 너무 벌어져서 들어가기 겁이 났고 크론이 가장 만만해 보였다.

왜냐면, 매우 지난한 하락 곡선을 뚫고 골든 크로스가 시작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렇고, 비트코인 매수 걸어놓았는데 그날 저가에 딱 매수걸어놓았는데 물량 소화를 못해서 매수 체결이 안 됐다. 그 때 크론이 체결되어서 크론으로 간 것도 있다.

너무 박하게 매수를 걸었나 싶기도 하다.

절정

오케이, 저항선 뚫고 물량 소화했구나 싶어서 살짝 낮은 금액에 매도를 걸었다.

자고 일어나니 체결이 됐고 출근해서 지갑을 보니 수익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아주 꿈을 꾸는 것 처럼 현실감도 없었고.

가격은 141원에 매입한 코인이 193원까지 올라갔다. 잘 샀다.

종가? 코인에 종가는 없지만 어쨌든 그날 쭈욱 밀리긴 했지만 양봉이었으니 룰루랄라 넘어갔다.

그러나 이게 왠 걸?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했다.

겉잡을 수 없었다. 그날 하루 마이너스를 봤고 나도 모르게 이것은 올라갈 것이라 마음을 먹고 추가 매수를 해서 평단을 낮췄다.

가용자금의 50% 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어기고 추매를 했다.

그리고 그날과 다음 날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파서 일부러 안 보기 시작했다. 언젠가 오를 거라는 생각과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현실을 외면했다.

중간에 손실이 아주 적을 때가 있었지만, 또 추가매수하고 존버하게 됐다.

앗, 또 떨어졌다. 비트코인, 대장주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래도 이건 오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차트를 보면 꼭 바닥을 찍은 거 같았다. 이때즘 되니까 내년에 오르지 않을까 싶더라.

또 존버. 결국 오늘까지 왔다. 40% 손실을 봤다.

오늘에서야 크론이 올해 한 번 해먹은 코인이란 것을 알게 됐고, 벤론이라는 코인 거래소를 오픈하려고 하고, 중국 은행과 일본 자본 그리고 스위스 벤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외환 어쩌구... 이런 것을 제대로 알아봤다.

페이스북 코인, 텔레그램의 그램 코인이 무 수수료 외환 송금을 목표로 하더라. 벤론 거래소를 만들어서 잘 된다고 해도, 큰 플랫폼 사업자들보다 잘 할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까 말까 긴가민가 했는데 정보를 알아보니 파는게 맞다.

사기 전에 공부를 좀 하고 살 걸, 늦어다는 마음에 차트만 보고 부랴부랴 샀구나.

여튼 이제 팔아보자.

사실, 그동안 몇 번 전량 매도를 쳤으나 이상하게 거래가 성사가 안 됐다.

마치 지금처럼, 84.7 에 매도 쳤는데, 가격은 85.9로 올라간 상태.

85.9에 6천 130만원 거래 터졌는데 왜... 내 것은 체결이 안 되는 거지?

엇? 아니. 갑자기 거래량이 이렇게 터져? 그것도 딱 기준 금액 세워지기 전인 23:53:07에 맞춰서?

음?????????? 매도 취소 해야지.

또 절정.

앗,.. 전량 매도가 먹혔다.

그리고 갑자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설마 이게 내가 팔면 가격이 오른다던 그것인가?

끄으.... ㅠㅠ 끄윽.....

설마 바닥인가.. 설마 바닥인가...

마무리

일단, 뭔가라도 붙잡고 매수한 건 잘했다. 그러나 매수는 단타처럼 했으면서 마음으로 장기 보유하려는 건 맞지 않았다.

나는 단타도 못치는데 단타처럼 매수했고, 스윙이나 중단기로 매수매도도 못하는데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

치고 빠지는 식으로 들어갔으면 좋았겠지만,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몸이라 단타는 응급실 가거나 죽을 각오를 하고 해야할 거 같다.

내몸에 맞는 것은 계량투자, 장기투자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급한 마음에 몸이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은근히 돈이 숫자로 움직이니까 견딜만 했다. 그 돈 없어도 죽지는 않는 게 확인이 되더라.

아, 그리고 손실로 인한 불안감에 정신의 힘이 많이 소진됐는지, 갑자기 소비가 폭발했다.

사고 싶었지만 참고 있었던 물품 목록이 있었는데 그것을 죄다 사버렸다. 코인에서 참는 것을 즉시 물건을 소비하는 것으로 풀려는 움직임으로 생각된다.

여튼 카드값 230만원 추가.

아... 매도는 잘 한 거 같다.

처음에 81.7 걸었다가 하도 체결이 안 되어서 취소했는데 딱 1개만 매도체결됐고, 안 팔릴까 걱정되어 81.40 에 걸었다가. 이것도 매도가 안 되어서 빡친나머지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84.7 에 걸었는데 매도가 되었다.

이 투자 건으로 인한 손실은 어마어마하다. 정신적, 신체적, 간접적 손해.

직접 손실 : 766800 - 474235 = 292565
간접 손실 : 쓰지 않았을 카드 값 230만원
무형 손실 : 정신, 육체 소진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 박탈

처음 마련했던 투자금 100만원 중 705,668원이 남았다.

자꾸 추가 매수하고 싶은 나를 컨트롤 하지 못할까봐 아예 돈을 미리 빼서 막아 놓은 게 그나마 손실을 줄이는데 일조한 거 같다.

아, 이제 마음 편하게 잘 수 있다.

투자는 이제 끝인가?

아니다, 계속 할 거다.

잃은 30만원 복구 하려고 더 센 걸 들어갈까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 몸이 안 된다. 가슴이 아프고 속이 쓰리지만 내 한계를 넘어서 날 죽이는 식으로는 못하겠다. 내 능력이 거기 까지다.

그래서, 계량 투자 공부를 하려고 한다. 지금은 아는 분 추천으로 '금리의 역사'를 읽기 시작했다.

고대파트에서 신기한 것을 봤는데, 5일 동안 4천원 빌리고 6일째 5천원을 갚으면, 매우 소액이라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몇백퍼센트 이자를 낸 거다.

금리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여튼, 이번 투자로 느낀 것이 내게 무엇을 말하는 지 나만 듣고 나만 삶으로 풀어낼 수 있다. 내 필요를 내가 채울 수 있다.

투자는 계속 된다. 그리고 먼저 공부를 시작한다. 아, 그리고 삼전에 들어갈 거 같다.

비트코인 들어갈 때 삼전 오를거란 소스를 들었는데 비트코인 하락하니까 정신없어서 못들어갔다. 그 때 4만원이었는데 벌써 2천원 올랐다.

트럼프와 중국의 경제 전쟁이란 가장 큰 것으로 그나마 예측 가능한 거였는데,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