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느낌

피곤할 때까지 게으르게 방탕한 거 좋다.

산도야지 2019. 2. 3. 03:24

저녁 11시부터 지금까지 네 시간 동안 웹툰을 봤다. 눈이 뻑뻑하고 허리랑 몸이 뻐근할 때까지. 지금은 막 졸음이 몰려오고 화상실을 가고 싶다.



이러다가 또 응급실 갈 지 모른다. 느낌이 살짝 온다. 이번 주 내내 직장에서 야근하며 무리했고 응급약을 복용했다. 


만화를 실컷 보거나 밥을 실컷 먹어 배가 부르면 이내 졸리는데, 피곤하면서 졸린 그 때가 좋다.


어쩌면, 사고 이전에 머리만 대면 내 마음대로 잠 들 수 있었던 그 때 같아서 그런가 보다.


사고 이후에는 바로 잠을 잘 수 없고, 긴장이 풀어지거나 한참 자려고 시도를 해야 한다.



돈을 정리하고 있다. 마치 내일 죽을 사람처럼.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사람처럼.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미리 이승에서 소중한 것들을 주변인에게 나눠준다. 


나는 언제 죽을 지 몰라서 나눠준다. 동시에 얼만큼 살지도 몰라 많이 모으려고 한다.



눈을 떴을 때, 병원이 아니었으면 한다. 죽을 거면 잠든 채로 바로 죽었음 좋겠다.


인공 기구에 의존해서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상태로 살아있고 싶지 않다.



내 몸이 내 소망이 실현될 때까지 받아주면 좋겠다.


피곤해도 조금만 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짱해지면 좋겠다.



남은 돈도 정리하고, 물건도 정리해야겠다. 살아있을 때는 단순하게 살고 싶다. 하고픈 것은 많은데 복잡할 수록 몸이 견뎌주지 못한다. 복잡한 느낌이 들면 하고 싶은 것 할 의욕이 없어져.



밖에서 후두두둑 소리가 난다. 비가 오네, 몸이 안 좋은 이유가 있었구나.


이렇게 꾸역 꾸역 또 살고, 또 아는 얼굴을 만나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럴려면 자야지. 방탕한 것도 좋고 그리운 사람들 얼굴 보는 것도 좋다.